개요] 50년전통 기차순대국



위치]

지하철에서 내려서 약간 걸어야 합니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은 '우이신설'선의 '북한산보국문역'입니다.


주차]

식당 근처의 정릉시장 공영주차장이 있습니다. 

골목 안쪽에 있어 꽤 찾기 어려워요.
(자주 가는 분들은 금새 찾으실거지만...)

주차도 17대 남짓 할 수 있어서 그리 넓지는 않지만
우리는 공영주차장 50% 할인 혜택 받는 프리우스 이용하므로

가능한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려고 합니다.^^
 아무튼 개천 바로 옆에 있으니 헤메는 일이 없도록 하시구요.

참고로 기차순대국을 이용하면 2시간 무료이용할 수 있습니다.  


메뉴]

가격만 봤을 때는 그러 그런 평범한 서울의 순대국밥집으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뚜둥..

일반적인 순대의 모습인 창자안에 들어 있는 당면은 온데간데 없고

눈을 의심하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먹어본 순대는 순대가 아녀~~아니여요~~~

이것이 바로 50년 전통의 정릉 시장 기차순대국의 자태~~
도무지 당면은 찾아볼 수가 없다는...

초 고퀄리티의 순대와 그 양을 생각한다면 절대로 싼 가격입니다.


기본세팅반찬

고추가루를 제외하고는 모두 국산재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국산 김치와 깎뚜기가 꽤 맛있습니다.
역시 채소는 빠른 배송이 맛을 좌우하니께니....

(고추가루는 요즘 너무 비싸므로 중국산을 사용하는 것은 필자는 백번만번 이해합니다.)

자 그럼 본격적인 맛 평가를 해보겠습니다.,

 

리뷰]

여친 주문 순대국의 모습입니다.
싸구려 당면과 피찌꺼기가 있는 시커먼 순대가 절대 네버 네버 아닙니다.
오랜 전통의 맛을 이어온 철학이 느껴지는 자태와

국물 한숟갈 입에 넘기는 순간..
역시 다르구나를 느끼게 하는 그런 맛...

순대에는 다진 돼지고기와 두부가 가득차있습니다. 


필자 주문 내장탕의 모습입니.

돼지 막창구이를 시켜야만 먹을 수 있는 막창이 한까득!!!

보기엔 이렇지만 절대로 적은 양이 아닙니다.

80kg대 아저씨 두 사람이면 내장탕(특) 하나, 오징어볶음 하나면 소주 2병까지는 무난할꺼라고 생각합니다.


내장탕이 맛깔스레 끓고 있습니다.



방문기]

남친 글 작성모드

갑자기 여친님으로 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여친님) 자기야 오늘 순대국 먹으러가자!

순간 나의 귀를 의심했습니다.
내 평생 처음으로 여자로부터 먼저 순대국을 먹으러 가자고 제안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순대국이란 메뉴가 어떤 메뉴인가?

연애경험 하나도 없는 남자들이 여자와의 첫 소개팅 자리에서 먹으러 가자고 하는 메뉴가 아니던가?

그뒤 여자로부터 헤어지자는 문자 받고서는 왜 버림을 받았는지 영문도 모른채
많은 사내들의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던 비운의 임식이 아니던가?

암튼 필자는 평소에 무서워서 먹으러 가자고 하지 못했던 음식을 여친님으로 부터 먼저 먹으러 가자고 제안을 받았으니
이보다 더 기쁜일이 있지 아니한가? (필자에게 문법을 논하지 말라.)


여친님) 자기 순대국 좋아하지? 오늘 폭풍검색을 해서 찾은 곳이야. 50년 전통이래!

필자는 여친님의 검색력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오늘 월요일인데 분명 오전에는 회사에서 일 하는 척 하면서 점심 메뉴 검색만 하고 있었을께 뻔한..
불쌍한 여친의 고용주님..... 

그러나

필자는 월급도둑을 정말 좋아합니다.
존경합니다. 여친님!


필자의 여친 식당 선정 기준은 매우 엄격합니다. 

1) 30년 이상 전통이 있어야 한다.

2) 3대 이상 전통이 있어야 한다.

3) 머슐랭 별 3개 이상 있어야 한다.

등등, 유독 숫자 3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기분 탓이겠지?)


암튼 '어이쿠 여친님 여부가 있겠습니까? 지금 프리우스로 모시러 회사 앞까지 가겠습니다요'

이렇게 우리의 순대국 기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차를 몰고 도착한 '정릉시장' 입구

지하철로 간다면 '우이신설'선을 타고 '북한산보국문'역에서 내려야 합니다.


입구에 있는 정육점에서 여친 님은 고기 가격을 보고

자기야 저거 사가지고 가자~합니다.


식당으로 가는 도중에 있었던 정육점에서 이거 웬 횡재냐 하며

미국산이지만 소 살치살과 꽃등심 가격이 허덜덜하게 싸다는 이유로
저녁에 구워먹을 고기들을 구매!!!!!!.


아이 씐나~~~
이 가격에 고기도 구매하고 앞으로 자주 올거 같은 예감이 퐉!!!!!


게다가 또 눈에 띈 김치찌개 3천원에 밥은 무한리필!!

이게 서울가격입니다.

필자는 이렇게 저렴한 곳이 많은 강북을 사랑합니다.

(개인적으로 물가가 비싼 강남을 무척 싫어합니다. ㅡㅡ;;)


그렇게 살짝 구경도 하고 구매도 하고 골목 안쪽에 있어서 찾기 어려웠던
릉시장공영주차장
요기에 주차를 하고...


주차장 앞은 이름모를 개천이 흐르고 있습니다.

이 개천을 따라 쭈욱 올라가면....


50년 전통 이라는 위엄의 간판을 자랑하는 기차순대국 집이 나옵니다.

외관은 전통 한옥집입니다.

각종 맛집 방송에서 다녀간 흔적도 보입니다.


들어가는 입구

필자의 뒷모습입니다. 에헴~에헴~

평창올림픽 마스코트가 보였다면 그건 여러분들의 기분탓입니다.


이게 식당 내부

일요일 저녁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서울의 어느 대가족이 함께 사는 단독주택을 떠올리는 자태입니다.


여친님과 필자는 메뉴판을 보고 주문했습니다.

여친) 아줌마 여기 순대국밥 하나 주세요. 내장은 빼고 순대만 주세요.

필자) 쯧쯧!

여친) ?!

필자) 순대국밥을 먹을 줄 모르시는군요! 

(목숨이 아깝다면 여친님에겐 극존칭을 써야 합니다.)

순대국밥에서 제일 싸구려가 순대입니다!
그 내장에 당면 구겨넣은게 뭐가 좋다고 그것만 든것을 시키시는지... 쯧쯧.

라고 혀를 차면서 필자는 내장국밥을 시켰습니다.

그런데 맞은편에 앉아 있는 여친님의 입가에는 회심의 미소가 흘렀습니다.

뭘까 이 불안감은?
이것은 마치 '오빠 오늘 나 뭐 달라진 것 없어?' 라고 물을 때 느껴지는 그런 불안감 같았습니다.


드디어 음식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필자가 지금껏 보아오던 순대국밥과는 다르...다!!!라고 느꼈습니다.


그동안 내가 알던 순대...모습이 아니란 말인가!!!!!!!

놀람..놀람...놀람....

허걱....순대에 당면이 없다!!!

돼지 창자에 두부와 갈은 돼지를 꽉꽉 채워넣었습니다.


필자가 주문한 내장탕

필자는 돼지 부속물 몇점이나 건져먹자고 시킨건데....

이것은 돼재 막창이 아니던가?!

거기다 이런 막창이 뚝배기에 한까득 들었습니다.


기본 세팅된 들깨와 다대기
때깔도 참 곱습니다.


적당히 들깨와 다대기를 넣고 맛을 낸 순대국밥


'맛있는 녀석들'의 김준현이 '한 입만!!!' 이라고 외치고 싶은 비쥬얼이다.


이럴수가!!!

필자는 지금까지 당면이 들어가지 않은 순대를 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오징어 순대나 전문 순대집에서 파는건 많이 봤지만 그건 가격이 비싼 고급 순대잖아요.

근데 고작 7,000짜리에 이런 고급순대가 한까득 들어가리라곤 상상도 못했습니다.

필자의 30여년간의 순대국밥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순간이었습니다.

글을 쓰는 이 순간도 머리가 멍.....

 

한 술 떠서 먹기 시작.......

사진찍는데 김들이 방해를 하여 뿌옇습니다.

입안으로 폭풍 흡입합니다. 


건더기가 한 까득


먹어도 먹어도 계속 나옵니다.

배가 터질 것 같습니다. @@


그래도 이 블로그의 전통을 위해서 어쩔 수 없습니다.

쓱쓱 싹싹 긁어 먹어 버립니다.

마씻쩡!

맛이 엄청나게 좋습니다! 가성비도 장난이 아닙니다.

서울에 살고 순대국을 좋아하는 연애경험이 전무한 아저씨라면 반드시 먹어봐야 합니다.

소개팅 자리에 순대국을 먹으러 가자고 제안하고 싶다면 무조건 이 집으로 데려가라고 하고 싶습니다.


공용주차장을 이용해야만 2시간 무료이용권을 줍니다.

순대국밥을 먹고 재래시장 한번 둘러보고 커피한잔하기에 충분한 시간입니다.



사족)

필자) 아줌마! 혹시 버리는 돼지 고개 부위나 뼈 있나요?

계산대에서 필자가 계산하는 아주머니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아줌마) 그건 어디에 쓰실려구요?

필자) 아! 집에 개를 한 마리 기르는데 줄려구요.


여친님께서는 '봉봉'이라는 믹스견이 한 마리 있습니다.

요즘 여친님의 집 안에서는 필자와 봉봉이의 우열 다툼이 치열합니다.

그래서 필자는 전략을 바꾸어 여친님으로 부터 점수를 따기로 하였습니다.

여친으로 부터 조금씩 점수를 쌓아 나가면 언젠가는 여친님은 봉봉이보다 필자를 더 좋아하게 되리라 믿고 있습니다.


아줌마) 아 그래요? 그럼 조금만 기다려 보아요.

라고 하시면서 큰 비닐 봉지를 하나 꺼내시더니 뭔가 가득 집어 넣기 시작하셨습니다.

아줌마) 아유..좀전에 한가득 버렸는데..진작 말하시지..(주섬주섬..부시럭 부시럭)


기차순대국 집으로 부터 얻어온 돼지부위들

정말 어마어마한 양입니다.


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어요...

자세히 보면 사람이 충분이 먹을 수 있는 살코기도 보입니다.

강아지를 위해 얻어온 것이란 것을 몰랐다면 필자가 먹을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순대국밥도 맛있었지만 이 부산물을 받은 것이 더 기뻤습니다.

머슐랭에 별이 3개까지 있다면 필자는 별 3개에 이 부속물울 위한 별하나를 더해서 4개를 주고 싶습니다.

친절도 하셔라...


소문의 여친님의 귀중한 강아지 봉봉이

지 머리만한 것을 잘도 먹고 있습니다.

부러운 녀석....

나보다 팔자가 좋습니다.


여친 ) 아니 자기는 순대에 내장 다 먹어놓고 그러신다~~
(빠지직)